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왼쪽 아랫배의 콕콕 쑤시는 통증, 혹시 큰 병은 아닐까 덜컥 겁부터 나시나요? 잠시 아프다 말겠지 싶어 진통제로 넘겨보지만, 잊을만하면 다시 찾아오는 통증 때문에 ‘어디가 안 좋은 걸까’ 하는 불안감에 휩싸이곤 합니다. 특히 여성의 왼쪽 아랫배는 자궁, 난소와 같은 중요한 생식 기관은 물론 대장, 신장, 방광 등 다양한 장기들이 모여 있어 통증의 원인 또한 매우 다양합니다. 무작정 병원에 가기 전에, 지금 느끼는 통증의 원인을 조금이라도 좁혀보고 싶으신가요? 이 글에서 제시하는 5가지만 꼼꼼히 확인해 보아도 어떤 진료과를 찾아가야 할지, 의사에게 내 증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명확해질 수 있습니다.
여자 왼쪽 아랫배 통증 핵심 요약
- 통증의 양상(어떻게 아픈지)과 발생 시점(언제 아픈지)을 파악하는 것이 원인 감별의 첫걸음입니다.
- 통증 외에 발열, 출혈, 소화불량, 배뇨 문제 등 다른 증상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 어떤 증상이 동반되느냐에 따라 산부인과, 내과, 비뇨의학과 등 방문해야 할 진료과가 달라집니다.
첫째, 통증이 어떻게 느껴지나요?
통증의 양상을 파악하는 것은 원인 질환을 유추하는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지금 느끼는 통증이 다음 중 어디에 가까운지 확인해 보세요.
콕콕 쑤시는 통증 또는 묵직한 통증
마치 바늘로 찌르는 듯한 날카로운 통증이나 묵직하게 눌리는 듯한 통증은 다양한 원인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가임기 여성이라면 배란기에 나타나는 ‘배란통’일 수 있고, ‘난소낭종’이나 ‘골반염’과 같은 부인과 질환의 신호일 수도 있습니다. 특히 골반염은 방치할 경우 만성 통증이나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한, 대장에 변이 차 있거나 가스가 많이 찼을 때도 비슷한 통증을 느낄 수 있습니다.
쥐어짜는 듯한 통증
주기적으로 아랫배를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스트레스나 특정 음식 섭취 후 증상이 악화되는 경향이 있으며, 설사나 변비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한 생리통 역시 자궁이 수축하면서 쥐어짜는 듯한 통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만약 생리통이 이전보다 훨씬 심해졌다면 ‘자궁내막증’이나 ‘자궁근종’ 같은 질환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급작스럽고 극심한 통증
왼쪽 아랫배부터 옆구리, 허리까지 칼로 베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 갑자기 시작되었다면 ‘요로결석’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요로결석 통증은 응급실을 찾아야 할 정도로 고통스러우며, 혈뇨나 배뇨통, 빈뇨 증상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이 외에 난소낭종이 꼬이는 ‘난소 염전’이나 ‘자궁 외 임신 파열’ 등도 급성 통증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둘째, 통증과 함께 다른 증상이 있나요?
왼쪽 아랫배 통증의 원인을 파악하는 데 있어 동반 증상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아래 표를 통해 자신의 증상과 의심되는 질환을 확인해 보세요.
동반 증상 | 의심 질환 |
---|---|
발열, 오한, 몸살 기운 | 골반염, 게실염, 신우신염 |
질 분비물 증가, 부정출혈, 생리량 변화 | 골반염, 자궁내막증, 자궁근종, 난소낭종 |
설사, 변비, 복부팽만, 가스, 더부룩함, 잔변감 | 과민성 대장 증후군, 게실염, 장염 |
구역, 구토 | 장염, 요로결석, 임신 초기 증상 |
배뇨통, 빈뇨, 혈뇨, 옆구리 통증 | 요로결석, 방광염, 신우신염 |
관계 후 통증 | 골반염, 자궁내막증 |
셋째, 통증은 언제 시작되나요?
통증이 나타나는 특정 시점을 파악하면 원인을 좁히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생리 주기와 관련하여: 생리 직전이나 기간 중에 통증이 심하다면 생리통, 자궁근종, 자궁내막증을, 배란일(다음 생리 예정일로부터 약 14일 전) 즈음에 통증이 있다면 배란통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 식사 습관과 관련하여: 식사 후에 통증이 심해지거나 배변 후 완화된다면 과민성 대장 증후군과 같은 대장 질환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 특정 활동과 관련하여: 부부 관계 후 통증이 심해진다면 골반염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자세를 바꿀 때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근골격계 문제나 특정 질환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넷째, 어떤 병원으로 가야 할까요?
동반되는 증상에 따라 방문해야 할 진료과가 달라집니다. 잘못된 병원을 방문하면 시간과 비용을 낭비할 수 있으니 아래 가이드를 참고하여 적절한 진료과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산부인과
가장 먼저 부인과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질 분비물 변화, 부정출혈, 심한 생리통, 생리량 변화, 관계 후 통증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면 산부인과를 방문하여 자궁, 난소, 나팔관 등에 이상이 없는지 복부 초음파 등 정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가임기 여성이라면 임신 초기 증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소화기내과
설사, 변비, 복부팽만감, 구역, 구토 등 소화기 관련 증상이 주를 이룬다면 소화기내과를 방문해야 합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 게실염, 궤양성 대장염 등 대장 관련 질환을 감별하기 위해 필요시 혈액 검사, CT 검사, 대장 내시경 등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비뇨의학과
소변을 볼 때 통증이 있거나(배뇨통), 소변을 너무 자주 보거나(빈뇨),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혈뇨) 증상이 있다면 비뇨의학과를 찾아야 합니다. 특히 옆구리나 허리 통증이 동반된다면 신장이나 방광의 문제, 대표적으로 요로결석을 의심하고 소변 검사나 영상 검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다섯째, 병원 가기 전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의사에게 자신의 상태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은 정확한 진단을 위한 필수 요소입니다. 병원 방문 전 아래 사항들을 미리 정리해 가면 진료에 큰 도움이 됩니다.
통증에 대한 상세한 기록
언제부터, 어디가, 어떻게, 얼마나 자주 아픈지, 통증을 악화시키거나 완화시키는 요인은 무엇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도록 준비합니다. ‘콕콕 쑤시는 통증’, ‘묵직한 통증’처럼 구체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 생리일 및 생리 주기
특히 산부인과 진료 시에는 마지막 생리 시작일과 평소 생리 주기를 꼭 확인하고 가야 합니다. 이는 배란통, 생리통, 임신 가능성 등을 판단하는 중요한 정보가 됩니다.
생활 습관 및 복용 약물
최근 스트레스가 심했는지, 식단에 변화는 없었는지 등 생활 습관에 대한 정보와 현재 복용 중인 진통제, 영양제, 기타 약물 목록을 의사에게 알리는 것이 좋습니다.
가벼운 통증이라도 반복적으로 나타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갑작스러운 극심한 통증, 발열, 출혈이 동반된다면 위험 신호일 수 있으니 즉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치료를 시작해야 합니다. 스스로의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이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첫걸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