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크롭바디(APS-C) 카메라, 예를 들어 A6400이나 ZV-E10 같은 기종을 사용하시면서 번들렌즈의 한계에 부딪힌 적 없으신가요? 사진은 그럭저럭 괜찮은 것 같은데, 어딘가 모르게 아쉽고, 특히 어두운 실내나 야간에는 원하는 결과물을 얻기 힘들어 좌절하신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F2.8 고정 조리개 렌즈가 좋다는 말은 들었지만, 가격표를 보고 조용히 창을 닫았던 기억, 저만 있는 건 아니겠죠? 저 또한 같은 고민의 시간을 보내다 ‘전천후 렌즈’라는 별명을 가진 탐론 17-70mm F/2.8 Di III-A VC RXD 렌즈를 큰맘 먹고 영입했습니다. 그리고 정확히 한 달, 정말 끈질기게 사용해 본 후 솔직한 장단점을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한 달 사용자가 말하는 탐론 1770 핵심 요약
- 하나의 렌즈로 광각부터 준망원까지 커버하여 여행용 렌즈로 완벽한 선택지입니다.
- F2.8 고정 조리개와 강력한 손떨림 보정(VC) 기능은 저조도 환경에서 압도적인 성능을 보여줍니다.
- 빠르고 조용한 AF 성능과 뛰어난 동영상 기능으로 사진은 물론 브이로그, 유튜브 촬영까지 모두 만족시킵니다.
탐론 1770 한 달 사용 후기, 솔직한 장점 5가지
소니 E마운트 크롭바디 사용자들에게 ‘축복’이라 불리는 이 렌즈가 왜 그런 별명을 얻게 되었는지, 제가 직접 경험한 장점들을 중심으로 자세히 풀어보겠습니다.
압도적인 화각의 자유로움
탐론 1770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화각입니다. 17mm에서 70mm까지의 넓은 줌 범위를 제공하는데, 이는 풀프레임 카메라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25.5mm에서 105mm에 해당하는 전천후 화각입니다. 광활한 풍경 사진부터 멀리 있는 피사체를 당겨 찍는 망원 사진, 그리고 인물 사진에 적합한 화각까지 모두 하나의 렌즈로 해결할 수 있죠. 번들렌즈나 시그마 18-50mm F2.8 DC DN 같은 경쟁 렌즈와 비교했을 때, 특히 망원 구간에서 더 넓은 활용도를 보여주어 여행용 렌즈로서의 가치를 증명합니다. 더 이상 여러 렌즈를 챙기느라 가방이 무거워질 필요가 없습니다.
어둠을 이기는 F2.8 고정 조리개와 VC
모든 줌 구간에서 F2.8의 밝은 조리개 값을 유지한다는 것은 엄청난 장점입니다. 이는 어두운 실내나 야간 촬영 같은 저조도 환경에서 셔터스피드를 확보하여 흔들림 없는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줍니다. 여기에 탐론의 독자적인 손떨림 보정 기술인 VC (Vibration Compensation)가 더해져 그 위력은 배가 됩니다. 소니 A6400이나 ZV-E10처럼 바디에 손떨림 보정 기능이 없는 카메라 사용자에게는 그야말로 한 줄기 빛과 같은 존재죠. 이 조합 덕분에 삼각대 없이도 핸드헬드로 야간 스냅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이 가능해집니다. 아름다운 배경 흐림(보케) 효과는 덤입니다.
기대 이상의 화질과 선예도
서드파티 렌즈에 대한 선입견 중 하나는 바로 화질 문제일 것입니다. 하지만 탐론 1770은 이러한 우려를 말끔히 씻어낼 만큼 뛰어난 해상력과 선예도를 보여줍니다. 렌즈 구성에 포함된 비구면 렌즈와 저분산 렌즈는 각종 수차를 효과적으로 억제하며, F2.8 최대 개방 조리개 값에서도 중앙부부터 주변부까지 만족스러운 화질을 제공합니다. 물론 망원 구간에서 약간의 화질 저하가 있다는 평가도 있지만, 일상적인 사용 환경에서는 거의 느끼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탐론의 BBAR 코팅 덕분에 역광 상황에서도 플레어나 고스트 현상이 잘 억제되는 편입니다.
빠르고 정확한 AF 성능
사진과 영상 모두에서 자동 초점(AF) 성능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 렌즈는 RXD(Rapid eXtra-silent stepping Drive) 모터를 탑재하여 매우 빠르고 조용하며 정확한 AF를 자랑합니다. 소니 카메라의 자랑인 동체 추적이나 Eye AF 기능과도 완벽하게 호환되어 뛰어다니는 아이나 반려동물 사진 촬영 시에도 높은 성공률을 보여줍니다. 특히 영상 촬영 시 초점이 부드럽게 전환되어 브이로그나 유튜브 콘텐츠 제작용 렌즈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활용도 높은 최소 초점 거리
의외의 장점 중 하나는 바로 짧은 최소 초점 거리입니다. 최대 광각인 17mm에서는 피사체에 약 19cm까지 다가갈 수 있어 간이 접사 촬영이 가능합니다. 카페에서 음식 사진을 찍거나 제품의 디테일을 강조하는 사진을 촬영할 때 매우 유용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이는 표준 줌렌즈임에도 불구하고 다채로운 표현이 가능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탐론 1770, 솔직히 아쉬운 단점 5가지
물론 장점만 있는 렌즈는 세상에 없습니다. 한 달간 사용하며 느꼈던 아쉬운 점들도 솔직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생각보다 큰 부피와 무게
APS-C 시스템의 장점은 작은 크기와 가벼운 무게에서 오는 휴대성입니다. 하지만 탐론 1770은 약 525g의 무게와 다소 큰 부피를 가지고 있어 이러한 장점을 상쇄시킵니다. 특히 ZV-E10 같은 작은 바디에 마운트하면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휴대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면 약 290g에 불과한 시그마 18-50mm F2.8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줌 사용 시 돌출되는 경통
망원으로 줌을 할수록 렌즈 경통이 앞으로 튀어나오는 구조입니다. 이는 렌즈의 전체적인 길이가 변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짐벌을 사용하여 동영상을 촬영할 경우 무게 중심이 바뀌어 재조정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작은 단점이지만 민감한 사용자에게는 불편함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물리적 버튼의 부재
렌즈 본체에 AF/MF 전환 스위치나 VC ON/OFF 스위치가 없습니다. 이러한 기능들을 변경하려면 카메라 메뉴에 직접 들어가서 조작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신속한 조작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아쉬움이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경쟁 렌즈 대비 높은 가격
다양한 기능과 넓은 화각을 제공하는 만큼,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닙니다. 손떨림 보정 기능이 빠진 대신 훨씬 가볍고 저렴한 시그마 18-50mm F2.8이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존재하기 때문에, 예산이 한정적인 사용자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소니의 네이티브 렌즈인 16-55mm F2.8 G보다는 저렴하지만, 가성비를 고려할 때 고민이 되는 지점입니다.
미세한 왜곡과 비네팅
줌 렌즈의 특성상 최대 광각에서는 약간의 배럴 왜곡(가운데가 볼록해 보이는 현상)이, 망원에서는 핀쿠션 왜곡(가운데가 오목해 보이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조리개를 최대로 개방했을 때 주변부 광량이 저하되는 비네팅 현상도 미세하게 존재합니다. 다행히 이러한 부분들은 카메라 내 렌즈 보정 기능을 켜거나 후반 작업 프로그램을 통해 쉽게 수정할 수 있습니다.
주요 표준 줌렌즈 비교
모델명 | 화각 (풀프레임 환산) | 고정 조리개 | 손떨림 보정 (VC/OSS) | 최소 초점 거리 | 무게 | 필터 구경 |
---|---|---|---|---|---|---|
탐론 17-70mm F2.8 VC RXD | 25.5-105mm | F2.8 | 있음 (VC) | 0.19m (광각) | 525g | 67mm |
시그마 18-50mm F2.8 DC DN | 27-75mm | F2.8 | 없음 | 0.12m (광각) | 290g | 55mm |
소니 E 16-55mm F2.8 G | 24-82.5mm | F2.8 | 없음 | 0.33m | 494g | 67mm |
그렇다면 이 렌즈, 누구에게 추천할까?
결론적으로 탐론 17-70mm F2.8 VC RXD는 몇 가지 단점에도 불구하고 매우 매력적인 렌즈입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분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 여행을 좋아하는 분: 여러 렌즈를 챙길 필요 없이 이 렌즈 하나로 대부분의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최고의 여행용 렌즈입니다.
- 브이로그 및 유튜브 크리에이터: 넓은 화각, F2.8 고정 조리개, 그리고 강력한 손떨림 보정 기능은 안정적인 영상 촬영을 위한 최고의 조합입니다.
- 아이나 반려동물을 키우는 분: 실내외를 가리지 않고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를 놓치지 않고 선명하게 담아낼 수 있습니다.
반면, 극강의 휴대성을 원하거나 예산이 매우 중요하다면 시그마 18-50mm F2.8이 더 현명한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어떤 렌즈가 ‘최고’라고 단정하기보다는, 자신의 주된 촬영 목적과 스타일에 맞는 렌즈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